서너시간 자고 아침부터 서울나갔다가 오후에 집에 들어와 맥주한병 마시고, 허브밭 김좀 매고 시우리 감자밭 김매다. 날이 흐려 밭일하기 좋은 날이라 서울에 있던 회의도 취소하고 밭으로 갔다. 감자 꽃이 피었다. 다른데 비닐 멀칭한 감자보다 우리 감자가 덜자란거 같다. 감자는 덩이줄기가 중요한거니까 밖에 보이는 잎파리 따위 무성한거보다 내실 있을거라 믿어본다. 마음을 다독거리며 열심히 풀을 맨다. 신문지들이 울룩 불룩 올라왔다. 들춰보면 깨풀이 콩나물처럼 가득 자랐다. 신문지 멀칭을 안했다면 더 많이 자랐을까? 다시 한번 신문지 멀칭의 효과에 대한 의심이든다. 한시간 이상의 같은 일은 노동이되고, 힘이든다. 욱순이가 준비한 완벽한 새참을 먹고 기분전환. 갑자기 개구리가 떼창을 하고 날벌레가 존재감을 드러낸다. 시간이 정해져있나? 해가 산꼭대기에 살짝걸렸다. 땅콩 모종을 마져심고 김을 더 매고 8시 다되서 방국장님 밭쪽으로 올라가보니, 회장님이랑 논에 물댄다고 엄청 땀빼고 계시다. 시우리서 작년에 농사지은 밀키키라는 귀한 쌀을 받아들고 집에 왔다. 오는길에 차에서 들으니 방국장님은 여섯시 반 첫차 타고 시우리 밭에 오신단다. 시우리 도착하면 7시인데 다들 나와서 일하고 있어서 대낮 같다고. 우린 항상 10시에나 일어나서 아침일은 해본적이 없다. 매일 알람만 하릴없이 새벽에 울리고.